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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학점제 시행으로 더욱 중요해진 초·중등 진로 탐색

경로

2021년 2월 17일 교육부는 현재 초등 6학년이 고등 1학년이 되는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전면 시행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스스로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듣고 일정 학점을 따면 졸업 자격을 부여받는 제도입니다. 이수해야 할 학점은 총 192학점으로 교과 174점, 창의적 체험활동 18학점으로 구성됩니다. 학기 당 최소 이수 시간이 있어 학점을 몰아들어 조기 졸업을 하거나 1, 2학년 때 모두 이수하고 고3에 입시에만 집중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들어야 할 과목은 크게 공통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나뉩니다. 공통 과목은 대학교의 전공필수처럼 모든 고교생이 반드시 들어야 하는 기초소양 및 기본학력, 학문의 기본적인 내용을 담게 됩니다. 선택 과목은 일반 선택, 융합 선택, 진로 선택이 있는데 각 교과별로 좀 더 구체적, 융합적, 심화적인 내용을 배우게 됩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 입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대학 입시는 수시와 정시로 구분됩니다. 수시는 주로 학교생활기록부를 정시는 수능을 이용해 학생을 선발합니다. 2020년 기준 전체 입시에서 수시는 66%, 정시는 20%, 논술 전형 등 기타가 14%를 차지해 수시로 대학을 가는 학생이 정시로 대학을 가는 학생보다 3배 이상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수시는 다시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나뉩니다. 학생부교과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 중 특히 내신성적을 이용하고 학생부종합전형은 내신 이외에도 독서, 봉사,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학생의 학업역량, 전공적합성, 발전가능성, 인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이 중 전공적합성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지금까지 전공적합성은 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 학생만 주로 해당이 되었고 학교에서 받는 수업은 모두 같았기에 특별한 이력이 있지 않은 이상 독서 이외 큰 차별성을 나타내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어떨까요?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선택 과목 그 자체가 전공적합성이 되어 학생 간에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수의학과를 지원한 두 학생이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한 학생은 선택 과목으로 물리를 다른 한 학생은 생물을 선택했다면 누가 전공 적합성에서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요? 마찬가지로 정치학과에 지원할 계획이 있다면 경제, 윤리, 지리보다 정치 관련 선택 과목을 이수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전공 적합성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지원하는 약 24% 학생들에게만 의미가 있었다면 2025년부터는 수시를 지원할 66%의 학생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거죠. 이는 곧 대학 전공 선택이 고 1까지 내려옴을 의미합니다. 일단 공부부터 하고 고3이 되어서야 성적에 맞춰서 어떤 과에 지원할지를 결정하면 이제는 늦습니다. 고 1 이전에 그러니까 최소 중 3 말에는 어떤 과를 지원할지 결정이 되어야 전공에 알맞은 선택 과목을 고를 수 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진로 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초·중등 시절 충분한 진로 탐색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어느 정도 결정한 아이가 대학 입시에서 더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진로 탐색은 무엇일까요? 진로 탐색이란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직업을 탐색하는 일을 뜻합니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진로 탐색은 결국 두 가지로 나뉘는 거죠. 하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신에게 맞는 직업에 대한 탐색입니다. 요즘은 초중고 모든 학교에서 진로교육이 강화되어 여러 형태의 진로 탐색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만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수많은 교과의 수많은 내용을 배우면서 짬짬이 내는 짧은 시간이기에 그렇습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진로교육만으로 자신의 진로를 자신있게 선택할 수 있는 아이는 드물 것입니다. 결국에는 학교에서 받은 진로교육을 바탕으로 가정에서 더 본격적인 진로 탐색이 이루어져야 하는데요. 가정에서는 어떻게 진로탐색을 해야 할까요?


다양한 직업 살펴보기


우선 직업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을 방문할 수 있겠죠? 한국잡월드와 키자니아 등은 큰 준비없이 비용만 지불하면 여러가지 직업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장소, 비용, 특징 같은 기초적인 정보는 간단한 웹서핑으로 알 수 있으니 굳이 중복되는 정보로 지면을 낭비하지는 않겠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회성 방문으로 진로 탐색이 끝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좀 더 본질적인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겠습니다.


가장 본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진로 탐색은 일상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입니다. 가장 먼저  주변에서 보이는 직업을 아이와 함께 떠올려보세요.  알고 있는 직업을 하나씩 돌아가며 말하고 더 이상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지는 놀이 방식이라면 아이도 좋아하겠지요? 가장 익숙한 직업이 입에서 나올거예요 . 그리고 거리로 나가고 마트로 가 눈에 보이는 직업을 말해보세요. 음식 배달하는 사람, 물건을 파는 사람, 짐을 나르는 사람, 간판을 달고 있는 사람, 바닥을 보수하는 사람 등 수많은 직업이 보일 거예요 . 그냥 일상적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직업이 하나씩 머릿속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것 역시 아이와 함께 놀이로 진행해보세요.

다음에는  사물을 이용해 관련된 직업을 말해보세요. 예를 들어 집 안에 있는 식탁을 보고 직업을 말한다면 식탁 디자이너, 목수, 판매원, 배달부, 상담원, AS 수리기사까지 다양한 직업이 있겠죠? 책을 본다면 작가, 편집자, 일러스트레이터, 표지 디자이너, 인쇄소, 출판사 사장, 출판사 직원, 택배원, 온라인 서점 운영자 등등 정말 많네요. 이는 알고 있는 직업을 말하고 눈에 보이는 직업을 말하고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사물을 통해 연상되는 직업까지 생각하면서 점점 더 깊게 직업에 대해 알아보게 하는 방법이예요. 그래도 여전히 이야기하지 않은 혹은 우리가 모르는 직업이 있겠죠? 더 많은 직업 정보는 주니어커리어넷(https://www.career.go.kr/jr/) - 진로정보를 찾아봐요 - 주니어 직업 정보에 가면 만날 수 있어요.


우리 아이에게 맞는 직업 찾기


다양한 직업에 대해 알아보았으니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해야겠지요. 역시 주니어커리어넷 - 나를 알아보아요에 가면 저학년과 고학년을 위한 진로흥미탐색이 있어요.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내가 어떤 분야에 흥미가 있는지 알 수 있어요. 이것 역시 해보면 알 수 있는 내용이니 굳이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일회적이라 좀 더 본질적인 방법에 대해 설명 드릴게요. 자기자신에 대한 이해 역시 인터넷에 맡기지 말고 생활 속에서 직접 해보세요. 직업체험을 생활 속에서 하는거예요.


 생활 속 활동 하나하나를 직업과 관련시켜 각 직업이 하는 일과 그 일이 주는 느낌을 느껴보는거죠. 예를 들어 글쓰기를 한다면 단순히 글만 쓰는 것이 아니라 이 일이 '작가'가 하는 일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시키고 작가의 글쓰기라는 일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 느끼는 것까지 초점을 끌고 오는 것입니다. 집에 있는 화분이나 화단을 가꾼다면 그냥 식물에 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원예사와 연결하는 것이죠. 유튜브에서 '원예사'를 검색해 원예사가 하는 일을 좀 더 자세히 보면 더욱 좋고요 . 마트에서 장을 보고 영수증을 정리하고 기록한 후 최종 보고를 하게 하여 '회계사'를 경험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님이 활동과 관련한 직업을 계속 말해주는게 중요해요. 그냥 할 때는 아무 생각이 없는데 그 일이 어떤 직업이 하는 일이라는 걸 알면 새로운 경험과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거든요. 이런 생활 속 활동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직업을 다양하게 체험해본 아이들은 막연히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으로 얻은 정보에 비해 훨씬 깊은 이해를 가질 수 있을거예요. 생활 속 진로 체험을 할 때 주의할 점이 있어요. 바로 직업은 1회성 체험이 아니라는 거예요. 무슨 활동이든 1회성 체험으로 하면 할 만하고 재미있죠. 하지만 직업은 그 활동을 수 년에서 수십 년간 매일 끝없이 반복해야 하는 일이예요. 그 점을 아이에게 분명히 인식시켜 진정으로 자기가 평생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도록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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