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學習)은 효과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적기’가 있습니다. 영어학습도 마찬가지죠. 아이들의 발달단계에와 언어노출정도에 따라 적절한 학습방법과 수행과제를 제시해야 하지요. 그래서 학년별로 중점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부분과 그에 따른 학년별 영어 공부법을 소개드리겠습니다.

초등 전 학년, 영어 공부의 필수 조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영어 노출"

1. 충분한 영어 노출 환경을 제공하기

사춘기 이후 외국어를 처음 배우는 학생들은 언어를 처리할 때 분석적 접근법(Analytic approach)을 취합니다. 반면 초등 저학년 시기의 아이들은 전체적 접근법(Holistic approach)으로 언어를 처리합니다(Harley&Hart, 1997). 다시 말해서 고학년 이후에는 언어를 분석적으로 배우고 어린 시기에는 언어를 기억과 경험에 의해 덩어리로 인식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초등 1-2학년 시기의 아이들에게 넘치다 싶을 만큼의 영어 노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영어 습득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 이해 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이 언어 습득의 필수 조건

“영어 노출이 중요하다 해서 뱃속에 있을 때부터 끊임없이 들려줬어요. 그런데 영어를 다 흘려버렸는지 남은 게 하나도 없어요.”
네, 영어 노출, 특히 흘려듣기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어떤 아이는 매일 2시간이면 충분했다 하고 또 어떤 아이는 하루 종일 틀어놔도 소음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받아들이는 속도를 비롯한 수준은 아이들마다 너무 달라서 어디에 기준을 둬야 할지도 애매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니, 들린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러시아어를 온종일, 아니 긴 기간 동안 듣고 있다고 상상해보세요. 과연 얼마나 많은 양을 듣고 있으면 귀가 '뻥' 하고 뚫리는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흘려듣는다고 하더라도 무의식중에 들리는 것이 의식 속으로 들어오려면 들어본 내용, 본 내용이 더 잘 들어올 수 있는 거지요. 아는 만큼 들린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세요.

초등 1-2학년 "영어학습의 초석 다지기"

1. 파닉스 공부하기

파닉스는 영미권에서 난독증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진 발음 중심 문자 해독 학습법입니다. 하지만 파닉스 학습 유무에 따라 문해력에 차이를 보여 요즘에는 많은 영미권 학교에서 자국의 국어과 교육과정에 포함을 시킨다고 합니다. 영어를 외국어로써 학습하는 EFL 환경인 우리나라의 경우도 파닉스를 공부하는 것이 영어 독서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학습 기간을 목표로 잡고 아이 수준에 맞는 교재를 선정하세요. 초등 저학년의 경우에는 좋은 교재가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잡아준답니다. 그 다음은 규칙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거예요. 파닉스 과정은 어려운 구문이나 어휘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가 높아질 수 있도록 재미있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해요.

2. 파닉스 단계의 리딩을 병행하기

파닉스 규칙에 따라 패턴형 문장으로 반복해서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는 파닉스 단계의 리딩북을 활용하면 실제 텍스트 안에서 파닉스 규칙을 적용해보는 유의미한 기회를 가질 수 있답니다.

3. 사이트 워드 익히기

사이트 워드도 함께 공부한다면 쉬운 리딩북을 읽을 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빈도수가 높은 단어 리스트를 뽑아 함께 눈으로 익히는 시간을 가져요. 어려운 단어가 아니고 아이들이 책을 읽거나 교재를 진행하면서 자주 접하는 단어라 플래시 카드를 활용해서 자주 노출할 수 있으면 좋습니다.

초등 3학년 "체계적인 영어 리딩의 시작"

1. 재미있고 수준에 맞는 리딩 교재 활용하기

초등 3학년은 학교교육과정에서 처음으로 영어교과를 접하는 시기입니다. 1학기에 이미 아이들은 영어교과의 맛을 보았습니다. 어떤 아이는 달콤하다고, 또 다른 아이는 매콤하고 씁쓸하다고 영어의 맛을 표현할 거예요. 아이의 수준과 흥미에 적합한 리딩 교재를 선정하여 단계적으로 실력을 쌓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제 파닉스를 시작하는 경우에도 파닉스 단계의 리딩 교재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랍니다.

2. 낭독과 쉐도잉을 시작하기

영어와 같은 언어교육은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가 단절되어 학습되는 것이 아닙니다. 각각의 기능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지요. 그래서 리딩을 시작하더라도 읽는 활동으로 그치는 것보다 듣기, 말하기, 쓰기 활동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리딩과 함께 낭독 및 섀도잉을 하는 것은 듣기와 말하기의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지요.

수준에 맞는 리딩 교재라면 음원을 활용하여 낭독과 쉐도잉을 하기에도 적당합니다. 낭독을 할 때 유의할 점은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의미 단위로 끊어 읽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쉐도잉은 낭독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힘들 수 있으니 음원 속도를 조절할 수 있으면 가장 좋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문장단위로 끊어서 쉐도잉 해보세요.

초등 4학년 "영어독서 습관 형성의 적기"

1. 영어 원서 다독하기

교재로 리딩 실력을 잡아간다면 리딩 스킬을 적용할 수 있는 영어독서의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자유롭게 한글책 읽기를 하듯, 영어책도 재미있게 읽는 경험을 제공하는 거죠. 영어책 읽기가 학습이 아닌 독서의 의미로 생활 속에 자리 잡도록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영어원서는 종이책, 전자책 모두 괜찮습니다. 여건에 맞게 영어학습환경을 제공해 주세요.

2. 매일 집중 듣기 하기

집중 듣기는 듣기와 읽기를 동시에 하는 학습입니다. 글자와 소리를 매칭 시키며 뜻을 파악하는 총체적 언어학습으로 나아가는 단계입니다.

초등 5학년 "어휘의 양과 수준을 높이기"

많은 어휘를 익히는 것은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데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고학년으로 접어든 지금 꾸준히 어휘 양을 늘릴 수 있도록 합니다.

이때 유의할 점은 사전에서 우리말로 직역되어 나오는 것을 바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예문을 먼저 읽고 다시 한번 사용되는 단어의 뜻을 유추해보며 실제 뜻과 비교해봅니다.

이때 다독하는 모든 책의 어휘를 꼼꼼히 익혀야 한다기보다 그중 한 교재를 정해서 하는 것이 학습 부담감을 낮출 수 있어요.

초등 6학년 "기초 문법 공부 시작"

1. 기초 문법으로 표현의 정교성 기르기

초등 고학년이 되면 기초 문법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영어를 갓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체계적인 문법 공부가 영어 유창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합니다. 충분한 듣기, 말하기, 읽기 과정이 있었다면 조금 더 정교성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의사 표현을 할 때 부족한 부분이나 잘못된 표현은 문법을 익히면서 정교하게 고칠 수 있습니다. 또한 중등교육과정의 영어 서술형 평가는 작문 능력이 필수이기 때문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쉬운 영문법 교재를 활용해요

문법 공부는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의 학습 흥미도를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교재를 선정하도록 하세요. 체계적으로 구성된 교재는 학습자와 교사로 하여금 학습계획과 분량을 정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그리고 단순히 문법 이론을 공부하는 데 그친다면 학습한 내용을 인출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배운 내용 바탕으로 '쓰기'활동에 연결시켜야 합니다. Writing 과정에서 문법적으로 부족한 부분이나 틀린 부분을 고쳐가며 실력을 높이도록 합니다.

영어는 타학문과는 달리 학생 개개인마다 출발점이 굉장히 다릅니다. 학년별 공부법은 개인의 수준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리고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의 스킬 중 한가지에 집중하여 학습하는 것보다 총체적인 학습을 하는 것이 외국어를 습득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들으면서 소리내어 읽고, 읽은 문장을 활용하여 써 보기도 하며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합니다. 영어학습의 성취도는 단시간에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차고 넘치다 싶을 만큼의 인풋을 주도록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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