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적응, 우리 아이는 잘 할 수 있을까?
2023.02.20매해 3월과 4월이 되면, 상담센터에 다음과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학교 가기 싫다고 아침마다 울어요” “학교 이야기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을 안 해요” “학교에 관련된 이야기 하려고 하면 화를 내요” “별거 아닌 것에 짜증이 심하고, 예민해요” “배 아프다 머리 아프다 아프다는 말이 늘었어요” “학교 가기 싫다고 노래를 불러요” “학교에서 아프다고 보건실에 갔다는데, 병원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바로 “새 학기 증후군”에 관련된 이야기들입니다. “새 학기 증후군”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학교, 낯선 교실, 처음 만난 친구들과 선생님 등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반응 또는 긴장된 마음의 증상입니다.
새 학년, 새 학기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께서도 도와주실 수 있습니다. “새 학기 증후군”이 나타나지 않고, 새로운 학년, 새로운 학급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이렇게 도와주세요.
가장 중요한 도움은 바로 “부모님의 말”입니다.
아이들은 부모님과 대화 하면서, 대화 속에 나타난 부모님의 분위기, 표정, 느낌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아이와의 대화 속에서 부모님께서 하지 않으셔야 하는 말과 꼭 하셔야 말이 있습니다.
하지 않으셔야 하는 말은 결정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확고한 의견입니다.
예를 들면 “남자 선생님 보다는 여자 선생님이 담임 선생님이 되었으면 좋겠어. 아무래도 여자 선생님이 꼼꼼하시잖아” 여자 선생님이 좋다는 부모님의 말에 아이들은 남자 선생님 보다는 여자 선생님이 좋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3월에 남자 선생님을 담임 선생님으로 만나게 되면, 어!! 여자 선생님이 좋다고 했는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새 학기에 담임 선생님의 성별로 부정적인 마음이 조금 생길 수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는 “이번에는 철수랑 같은 반이 되어야 할 텐데 또는 철수와 같은 반이 안 되어야 할 텐데” “작년에 3반 담임 선생님이 참 좋으셨는데 담임 선생님 되면 좋겠어.” “아무래도 뒷반보다는 앞반이 좋더라고” “한 반에 27명 너무 많아” 등의 말입니다.
아이와의 대화뿐 아니라 부모님 두 분의 대화, 옆집 아주머님과의 통화에서도 이런 말은 아이에게 안 들리는 것이 좋습니다. 결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한 확고한 의견은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 새 학년을 시작하는 아이들에게 뭔가 조금 안 좋다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말을 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그렇게 될 사항들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 기분 좋은 정서를 유지할 수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엄마는 00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다 좋다고 들었어.” “우리 00가 벌써 3학년이라니 기대 된다” “곧 교과서 주실 텐데, 네임펜으로 이름 쓰면 엄청나게 설렐 것 같아” “한 반에 27명이면 딱 좋네” 등의 말입니다. 교과서를 받는 일, 00 초등학교로 입학하는 일, 3학년이 되는 일, 한 반의 인원 등은 변함이 없이 꼭 일어날 일입니다. 당연히 일어날 일에 좋은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미리 기대감과 설렘의 말을 듣게 해 주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부모님의 태도"입니다.
3월은 대부분 어수선합니다. 등·학교 시간, 학원 시간표, 하이클래스 앱 오픈, E-알리미 앱 오픈, 방과 후 수업 안내문, 도서관 이용 안내, 학급비 계좌 안내, 돌봄 신청 등의 행정적인 어수선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내 맘과 달리 학원 차량 시간이 변경되고, 학급 앱 오픈이 늦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다른 반은 하이클래스 반 초대 되었다는데, 왜 우리 아이 담임 선생님은 아직 연락이 없으시지” “학원 차량 시간표가 왜 이렇게 변경된 것이지” “다른 학교보다 방과 후 수업 과목이 적네” 등의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모님의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학기 초의 어수선한 행정 속에서 정신없고, 분주한 부모님의 모습은 아이에게 초조함을 느끼게 할 수 있습니다. 행정상의 건의가 있다면, 화를 내시거나, 불만의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하시기보다는 여유 있고, 편안한 태도로 건의하시는 모습을 보여주셔야 합니다. 분주함보다는 여유 있는 태도가 아이에게 편안한 3월을 맞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필요한 도움은 “부모님과 아이의 친밀한 관계 형성”입니다.
새 학년이 되었고, 새 학기가 시작되면 부모님들께서 궁금한 것이 많아집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에게 질문 공세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담임 선생님은 어때?” “급식은 맛있었어?” “마음에 드는 친구는 누구야” “자리는 어디야?” “공부 시간은 어땠어?” “뭐가 제일 재미있었어?” “춥지는 않았어?” 궁금한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이 질문들이 나쁜 것은 아닌데, 아이 입장에서 보면, 같은 질문을 어제도 물어보셨고, 일주일 전에도 물어보셨고.... 작년에도, 어린이집 다닐 때도 받았던 질문입니다. 늘 비슷하고, 거기서 거기인 질문에 이제 아이들은 성의 없이 대답합니다. 부모님께서는 대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친절한 취조가 될 수 있습니다.
마주 앉아서 Q&A 식의 질문 공세 보다는 재미있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좋습니다. 마치 친구와 수다 떨 듯이 즐거운 대화를 하면서 아이의 학교 생활에 대해 알아가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즐거운 대화를 위해 아이와 친밀한 시간을 준비해야 합니다. 아이마다 다릅니다. 함께 김밥을 만들면서 대화를 하는 것이 좋은 아이, 산책하면서 하는 대화하는 것이 좋은 아이, 예쁜 카페에서 마주 앉아서 하는 대화가 좋은 아이도 있습니다. 우리 아이와 내가 친밀한 관계가 만들어지고, 즐거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부모님도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와 대화를 이어가면서 학교생활, 친구 관계, 고민 상담 등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계속 질문하기, 훈계하기, 문제 해결 방법 찾아 주기, 지적하기 등의 대화는 자제해야 합니다. 들어주기, 공감하기, 함께 깔깔깔 웃기의 대화를 해야 합니다.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이도 부모도 선생님도 긴장한 3월입니다.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이하는 아이에게 긴장되고, 분주한 마음이 전달되지 않도록 해 주세요. 부모님의 좋은 말과 편안한 태도, 친밀한 관계의 대화를 통해 기대감과 설렘으로 3월을 맞이하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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