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교학점제, 위기일까 기회일까?
2025.02.21202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위기일까, 기회일까요?
제도와 교육과정의 변화에 따라, 입시 또한 변합니다. 이에 따라 학생, 학부모들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어쩌지?’라는 두려움에 빠지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그 제도와 교육과정의 목적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에 따른 입시의 변화 흐름에 대해 알고 있으면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고교학점제가 학생들에게 어떤 기회일 수 있는 지, 어떻게 해야 기회가 될 수 있는 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고교학점제의 의미
우선, 고교학점제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고교학점제 : 학생이 기초 소양과 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 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
직관적으로 쉽게 표현하자면, 대학처럼 학점제로 운영하겠다는 뜻입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바라보면 고교학점제에 대한 다음의 3가지 특징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1) 고교학점제는 진로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하는 제도
과거에는 통합 교육과정이라고는 하나, 소위 문과와 이과로 이분법적으로 분류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5 개정교육과정부터는 단위학교에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의 폭을 넓게 제공하는 것이 본격적으로 강조되었습니다. 더욱이, 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 비율이 늘어나고, 대학들이 학생의 선택과목에 관심 갖는 정도가 커짐에 따라 학교 현장에서 실제적으로 통합형 교육과정의 취지에 부합하는 과목이수를 하는 학생들이 점차 늘어왔습니다. 가령, 상경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자연계 학생들이 듣는 미적분을 이수한다든지, 심리학을 희망하는 학생이 생명과학을 이수하고, 지구과학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이 지리를 이수한다든지 등, 다양한 사례들은 이미 많이 나왔습니다.
고교학점제에서는 학생의 희망 진로, 관심 분야 등에 따라 다양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권장합니다. 새 교육과정인 2022 개정교육과정에서 고교학점제를 전면 적용하면서 이러한 기조가 더욱 강화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고교학점제는 목표한 성취 수준에 도달했을 때, 과목을 이수하는 제도
고교학점제는 각 과목별로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이수’, 그렇지 못하면 ‘미이수’처리 됩니다. 3년간 192학점 이상 취득하면 졸업하게 되는데, 여기서 1학점은 50분을 기준으로 하여 16회를 이수하는 수업량을 의미합니다.
- 과목 출석률
과목 출석률도 이수 기준에 포함되는데요. 불과 10~20여 년 전만 해도, 개근상은 아주 흔한 상이었기에, 그때를 기준으로 하면 출석률이 어떤 의미일까 싶으실 수 있습니다. 100명 중 90명이 개근상을 받던 시절이 있었으나 현재는 정반대입니다. 100명 중에 10명이 받고 있습니다. 그만큼 학교 출석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무너진 지 오래인데요. ‘과목 출석률’을 이수 기준으로 제시한 것은 제도적으로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학업 성취율
특정 교과목을 포기해버리고 학교를 다니다가 졸업하는 학생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최소 성취수준’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그 수준을 넘어서야 해당 교과목이 ‘이수’ 처리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정말 쉽게 표현하자면, 최소한의 성적은 나와야 한다는 뜻입니다.
‘최소 수준 성취’라는 개념은 현재 교육과정 분야에서 상당히 핫한 키워드이죠. 단위학교에서도 최소 성취 수준과 관련된 업무 구성과 운영을 위해 상당히 의식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고교학점제는 누적 학점이 기준에 도달한 경우에 졸업하는 제도
대학에서는 출석만 잘 한다고 졸업이 되진 않습니다. 교수자가 제시한 기준에 못 미쳐 F를 받으면 재수강을 하는 등 다른 학점 이수 노력이 뒤따르게 되죠. 고교학점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기존에는 고등학교에서의 출석 일수로 졸업 여부가 결정되었으나, 고교학점제에서는 ‘누적된 과목이수 학점이 졸업 기준에 이르렀을 때’ 졸업이 가능해집니다. 이로써, 졸업이 곧 학력이라는 것에 신뢰도를 더하게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졸업유예를 정말 시킬 것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습니다. 이대로라면 대규모 졸업 유예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있어, 현실적인 보완책들이 함께 논의되고 적용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학부모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가이드하면 좋을까?
학부모는 아이가 꿈을 어떻게 키워나가는지 조력자, 지지자로서 함께 해야 합니다. 아이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 흥미를 어떻게 키워나갔는지, 학교에서의 여러 경험들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대화함으로써, 아이가 바쁜 학교생활 중에 자신에 대한 이해를 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것이 입시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이해함으로써, 아이가 처한 입시 현실에 공감하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시점에 시의성있고, 적절하게 관련 대입 정보를 제공한다면, 더욱 이상적이고요. 특히, 고교학점제는 2028 대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2028 대입을 키워드로 정보를 수집하고, 거기에서 아이에게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일반론적인 정보는 아주 방대하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진로 계발, 입시 정보 제공 등 일련의 과정에서 아이에게 부모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를 뒤에서 밀어주고, 앞에서 당겨주는 식의 지도도 때로는 필요하지만, 아이를 알아간다라는 생각으로 아이와 함께 해주세요. ‘우리 아이는 어떤 아이일까?’에서 기인하는 ‘알아주기’ 대화를 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고교학점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
1) 고교학점제 포털 (링크)
2) 각 시도교육청 고교학점제 지원센터 (링크)
3) 커리어넷 (링크)
4) 서울진로진학정보센터 (링크)
5) 대학별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 (링크)
6) 대학별 전공 가이드북 (링크)
현직 교사가 보는 고교학점제의 미래
제가 생각하기에 고교학점제를 관통하는 핵심 역량은 ‘자기주도성’입니다. 제도가 안정적으로 안착되고, 학생, 학부모, 교사, 학교, 교육청에서 유기적인 협력하에 학생이 고교 생활을 바람직하게 한다면, 자기주도학습이 가장 촉진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보다 주체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 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변화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이상적인 이야기들만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최소 성취 수준에 대한 연구,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과 과목 선택권 확대 지원, 학점제형 학교 공간 구축과 학교 운영 방식의 변화, 교사의 역할 변화 및 교육 방식 혁신, 평가 체제 개선 등 다양한 연구 과제들이 수행되고, 현장에 안정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하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고교학점제는 단순한 제도 변화를 넘어,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은 학교생활에서 능동적인 선택과 그에 따른 노력을 통해 자신에 대해 알아가며,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사회에 나가게 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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